[더구루=길소연 기자] 카타르항공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 화물 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화물기 확보에 나섰다. 보잉이나 에어버스의 화물기를 구입, 화물 수송력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항공은 1~2개월 안에 에어버스 SE나 보잉에서 개발중인 광역 화물기를 주문할 계획이다.
아크바르 알 베이커 카타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올 3분기(7월~9월) 말 이전에 유럽 제조업체 에어버스가 계획한 새로운 화물기 A350 이나 보잉사의 777F 화물기를 주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양대 항공사의 화물기 주문은 신모델 출시에 따라 진행한다. 에어버스 화물기인 A350-900과 보잉 777F 대체 7777-8가 출시되면 구매에 나서겠다는 것. 이들 모델은 아직 공식 출시된 항공기는 아니다.
카타르항공이 항공기 제조사에 화물기를 주문하는 건 코로나19 사태로 화물 수요가 급증하고, 코로나 직격탄을 입은 여객 시장 대신 항공 화물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카타르 국영 항공사인 카타르항공은 지난해 코로나로 운항을 통제하는 동안 노선을 개방하고 새로운 목적지를 추가하는 건 물론 일부 항공기를 화물 전용기로 전환해 세계 최대 화물 운송 회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현재 2대의 보잉 747-8F와 26대의 777F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777F 4대 더 인도받을 예정이다.
현재 화물 운송은 물동량 증가, 적재량 부족, 유가 급등으로 운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해상 운임은 미주, 유럽 노선 등 주요 노선에서 작년 대비 4배 넘는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본보 2021년 7월 19일 참고 "해상운임 4배 폭등에 물건 나를 박스 가격도 상승"…수출 비상>
항공 화물운임 지수인 TAC 지수도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7.89달러를 기록했다. 해상 화물과 달리 항공 화물은 올해 3월부터 이어진 오름세는 다소 주춤하지만, 지난해 최고치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들도 화물 수익 확대를 위해 화물 운송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유휴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용,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B777 10대, A330 6대 등 16대 여객기에 승객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B777 2대는 승객 좌석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장치(CSB:Cargo Seat Bag)를 장착했다. 이로 인해 여객 수요 위축에도 지난 1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 3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A350·B777 개조 및 화물 임시편 투입을 통해 수송력을 증강해 왔다. 지난해부터 A350 총 4대를 화물기로 개조함으로서 대당 왕복 46t의 수송력을 확보해 올해 1분기, 120회 이상 운항에 투입, 200 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