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와의 합병을 통해 미국 뉴욕증시에 입성하려던 넷마블의 미국 자회사 잼시티가 스팩사와 결별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된 스팩인 DPCM캐피탈은 23일(현지시간) 잼시티와 합병 계약을 상호 합의하에 즉시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0일(현지시간) 합병 계약을 맺은지 두 달여 만에 결별하게 된 것이다.
잼시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북미 지역 대표 게임개발사다. 지난 2015년 넷마블이 이 회사 지분 60%를 1500억원에 인수했다. 잼시티는 DPCM캐피탈과 합병 후 기업가치가 12억 달러(약 1조3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았다.
잼시티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캐나다 모바일 게임업체 루디아(Ludia)를 인수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스팩사와 결별로 상장 작업이 지연되면서 루디아 인수도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DPCM캐피탈 측은 "현재 시장 상황에 비춰 볼 때 잼시티와 DPCM 캐피탈의 사업 결합 계약을 종료하는 것이 당사자와 각 주주에게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며 "DPCM캐피탈은 지속적으로 사업결합을 추구할 계획이며 새로운 사업결합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잼시티를 통해 해외 지적재산권(IP)과 게임개발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디즈니로부터 각각 인기 모바일 게임 '이모지 블리츠'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IP를 인수했다. 또 △US서브코(미국) △유켄스튜디오스(캐나다) △JCBE(독일) △231플레이(독일) △엔제누스(아르헨티나) 등 북미와 유럽, 남미 지역 게임업체의 지분도 사들였다. <본보 2021년 5월 21일 참고 [단독] '넷마블 美자회사' 잼시티, 하반기 美증시 상장…방준혁 '강한 넷마블' 탄력>
넷마블은 이미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국내를 크게 웃돌고 있다.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14년 17%에서 2016년 처음으로 50%를 돌파했고, 2018년에는 70%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해외 매출이 전체의 72%인 1조790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넷마블 관계자는 "잼시티를 향후에 상장하겠다는 방향에는 변동이 없으며 넷마블은 잼시티의 대주주로서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잼시티 경영진과 함께 더욱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루디아는 잼시티 성장에 도움이 되는 좋은 회사이기에 기존 인수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