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TSMC가 중국 정부로부터 난징 공장 확장 계획을 승인받았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 대폭 늘려 연초부터 시작된 수급 불균형 문제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경제부 산하 대만지역 투자심의위원회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TSMC의 난징 공장 투자안건을 통과시켰다. TSMC는 기존 16나노미터(nm) 공정의 12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시설인 난징 공장에 28나노급 라인을 추가해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확대한다.
투자심의위원회는 "TSMC가 글로벌 반도체 부족현상을 완화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의 난징 공장 확장 계획을 제안했다"며 "TSMC는 지분 투자 증가와 첨단 제조 공정으로 생산을 확대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고려사항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TSMC는 향후에도 대만을 주요 생산 거점기지로 삼고 3년 동안 연간 6000억~6500억 대만달러(약 24조6060억원~26조6565억원)를 투자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물리적 공장 부지 및 정보 접근과 같은 지적재산권 보호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TSMC는 지난 4월 이사회에서 28억8700만 달러(약 3조3061억원)을 들여 난징 시설을 증설하겠다는 투자계획을 승인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생산능력은 기존 월 2만장에서 월 4만장 규모로 2배 늘린다.
TSMC의 증설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조만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올해 초부터 품귀현상을 겪으며 요동치고 있다. 자동차의 고도화 추세에 맞춰 탑재되는 반도체 수가 급증해 왔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IT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는 대신 차량용 반도체 생산은 감축했다. 예상보다 빠른 자동차 수요 회복에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폭스바겐, 도요타, 혼다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줄줄이 감산 조치하거나 공장 문을 닫는 등 백기를 들었다. 최근 유휴 상태였던 일부 공장에서 생산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반도체 공급난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각국 정부도 반도체 확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미국, 독일 등은 대만에 공식 서한을 보내 TSMC의 생산량을 늘려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백악관 주최로 '반도체 CEO 서밋'을 개최, 주요 반도체 기업 인사들과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가 하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편 난징 공장은 TSMC가 지난 2015년 30억 달러(약 3조4365억원)을 투자해 준공한 시설이다. 2018년 10월 말부터 양산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