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다정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 무증상자에 의한 '조용한 전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신속 진단키트 검사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에서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한 신속 항원검사의 정확도가 높다는 유의미한 연구결과가 도출되면서 향후 수요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네덜란드 에워드 슈이트 교수 연구진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의 무증상 및 무증상 밀접 접촉에서 신속 항원검사의 진단 정확도'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기간 당시 네덜라드에서는 코로나 검사 정책에 따라 무증상자 및 밀접 접촉자는 확진자와 접촉한 지 5일째부터 분자진단(RT-PCR) 검사를 예약할 수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16세 이상 무증상자와 5일후 RT-PCR 검사가 예정된 밀접 접촉자, 총 427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신속 항원진단키트는 미국 벡톤디킨슨이 개발한 '베리터'(veritor)와 로슈진단(Roche Diagnostics)이 판매하는 '바이오센서'(Biosensor)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 가지 신속 항원검사의 RT-PCR 대비 민감도는 모두 60%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바이러스 부하 차단을 적용한 경우에는 85%까지 높아졌다.
베리터로 테스트한 2678명의 참가자 중 233명(8.7%)이 RT-PCR로 코로나19 감염이 됐다. 이 중 149명이 신속 항원검사에서도 검출됐다. 민감도는 63.9%였다.
바이오센서의 민감도는 62.9%로 나타났다. 1596명의 참가자 중 132명(8.3%)이 RT-PCR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이 있었고, 이 중 83명이 신속 항원검사에서 검출됐다.
샘플링 당시 무증상이었던 사람들의 민감도는 베리터의 경우 58.7%, 바이오센서는 59.4%였다. 증상이 발생한 사람들에서의 민감도는 베리터가 84.2%, 바이오센서는 73.3%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밀접 접촉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확진자와 접촉한 지 5일째부터는 신속 항원진단을 이용해 정확하게 검사결과를 알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지난해 12월 "SD바이오센서 제품의 PCR 대비 민감도는 29%에 불과하다"며 항원검사의 정확도에 의문을 제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진단검사의학회 측은 "항원검사는 바이러스 양이 적은 경우 거짓 음성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일부 항원검사에서 80~90%의 높은 민감도를 보고한 것은 바이러스 양이 많은 유증상자나 중증 환자 위주로 검사를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네덜란드의 연구결과에서는 밀접 접촉 '5일째'부터는 항원검사가 무증상자에서도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면서, 정확도가 낮아 방역에 더욱 혼란을 초래하리란 입장과 숨은 감염원을 찾아내 방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의 의견 차이를 다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