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구글이 하드웨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새로운 캠퍼스를 구축한다. 탈(脫)퀄컴을 선언하는 등 인터넷 서비스에서 하드웨어 중심으로 수익 모델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북부에 하드웨어 연구개발(R&D) 센터가 포함된 신규 캠퍼스를 짓고 있다. '미드포인트'라고 명명한 이 캠퍼스에는 지난 2018년부터 3억8900만 달러(약 4463억원)가 투입됐다.
미드포인트에는 5개의 사무 건물과 3개의 R&D센터 건물이 포함된다. 특히 R&D센터는 구글의 하드웨어 부문 허브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구글이 당국에 제출한 하드웨어 센터 건설 관련 예비 계획에는 '구글 하드웨어', '네스트'가 명시돼 있다. 네스트는 구글의 커넥티드 홈 비즈니스를 통칭한다. 이 곳에서는 스마트홈 스피커 네스트, 플래그십 스마트폰 픽셀, 노트북 픽셀북 등 하드웨어 제품 전반에 대한 기술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분야를 위한 신규 시설 구축은 최근 구글의 사업 전략 변화와 맞닿아 있다. 기존 구글의 대부분 매출은 유튜브, 구글 클라우드 등 핵심 인터넷 서비스 사업에서 발생하고 하드웨어 사업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강점을 가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앞세워 지난 2016년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했지만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기업들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구글은 하드웨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달 초 퀄컴의 스마트폰 프로세서 채용을 중단하고 자체 칩 '텐서'를 스마트폰 맞춤형으로 생산,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픽셀6와 필셀6 프로에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에는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업 ‘핏빗’ 인수를 마무리했다.
릭 오스테로 구글 디바이스·서비스 담당 수석부사장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드웨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열의를 드러내고 있다. 오스테로 부사장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더 많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