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대만 TSMC가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반 반도체 가격을 하반기 동결한다.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기 고객사와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하반기 28나노 공정 가격 인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28나노 반도체는 구형 반도체지만 차량용 칩 부족이 장기화되며 수요가 치솟았다. BMW와 폭스바겐,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칩 부족으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겪었다.
주문이 밀려들며 가격도 뛰었다. TSMC는 올 초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최대 15% 인상을 추진했다. 이어 3월에도 30% 인상설이 제기됐다. <본보 2021년 3월 15일 참고 TSMC, '또' 가격 인상…4월부터 최대 30%>
업계는 내년까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좋은 시황에도 불구하고 TSMC가 동결을 결정한 이유는 장기 고객사로부터 신뢰를 얻어 수주를 늘리려는 데 있다.
28나노 반도체는 지난해 TSMC 매출의 12.67%를 차지했다. 7·16나노와 함께 '3대 수익원'으로 매출 비중이 큰 만큼 고객사들의 신뢰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수주가 중요하다.
TSMC의 가격 정책은 타사 행보와도 대조된다. 대만 2위 파운드리 업체인 UMC는 지난달 28나노 반도체 가격을 약 13%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최고 30%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TSMC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수요 증가에 대응해 설비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난징 공장에 28억8700만 달러(약 3조3160억원)를 추가 투자해 28나노 반도체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지난달 중국 경제부 산하 대만지역 투자심의위원회로부터 투자 승인을 받았다. TSMC는 당초 월 4만장 웨이퍼 생산을 목표로 했으나 10만장으로 상향했다.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이다.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새 공장에는 반도체 회로선폭 16나노와 28나노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