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EV 수입관세 인하 검토…현대차·테슬라 '미소'

2021.08.10 13:04:59

4만달러 미만 전기차 40%, 이상 60%로 인하 방안 검토
"로컬 브랜드 반대 거세지만, 산업 발전 위해선 불가피"

 

[더구루=윤진웅 기자] 인도 정부가 수입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40%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기차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공급이 기반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자동차와 테슬라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10일 데이즈인포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4만달러(한화 약 4600만원)미만 수입 전기차에 대한 자동차 관세를 현행 60%에서 40%로 인하하고 4만달러 이상 전기차를 100%에서 60%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인도는 4만 달러(한화 약 4610만원)미만 자동차에 60%, 동일 금액 이상인 자동차에 100% 세금을 매기고 있다.

 

업계는 현대차와 테슬라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월 나렌드라 모디 정부와 싱크탱크인 국가개조위원회(Niti Ayog)에 전기차 수입 관세 인하를 촉구한 바 있다. 테슬라 역시 같은 달 인도 정부를 대상으로 전기차 관세 인하에 따른 인도 자동차 산업 발전 내용을 담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었다. <본보 2021년 7월 28일 참고 현대차, 테슬라에 이어 인도 전기차 관세 인하 요청>

 

양사는 인도 정부의 전기차 수입 관세 인하 조치가 인도 전기차 시장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이용 운전자를 확보하기 위한 물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기 때문. 인도 정부가 관세 인하와 함께 전기차 충전 인프라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만 하면 전기차 강국으로 성장은 따논 당상이라는 설명이다.

 

현재까진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관세 인하가 전기차에만 적용되는 데다 인도에 수입되는 전기차 대수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내연기관을 주로 생산하는 로컬 브랜드들에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인도 정부가 실제로 관세를 인하할지는 미지수다. △타타 모터스 △올라 등 인도 로컬 브랜드가 일제히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어서다. 이들 로컬 업체는 관세를 인하할 경우 국내 공장을 보유한 제조사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인도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제조업 지원책과 모순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고급 브랜드가 수년째 고급차에 대한 관세 인하를 위해 로비를 벌였으나 로컬 브랜드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 명분으로 좌절당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로컬 브랜드들의 반대로 고급 브랜드의 진출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도 고급차 시장 규모는 연평균 3만500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가 오히려 발전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도 정부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선 테슬라와 현대차의 역할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만큼 관세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부연했다.

윤진웅 기자 wo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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