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다정 기자] 한미약품의 파트너사인 미국 스펙트럼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재실사로 인해 집단 소송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대형 로펌인 포메란츠(Pomerantz)는 9일(현지시간) "스펙트럼 투자자를 대신해 청구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히며 집단소송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에 나섰다. 뉴욕·시카고·LA·파리 등에 등사를 두고 있는 포메란츠 로펌은 기업, 증권 및 독점 금지 소송 분야에서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소송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재실사 의견을 받은 것과 관련 스펙트럼의 임원 및 경영진 일부가 증권 사기 또는 기타 불법적인 사업 관행에 연루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앞서 지난 6일 스펙트럼은 FDA에서 롤론티스 생산 관련 식사에서 보완사항이 있어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완제의약품(DP) 생산을 담당하는 위탁생산(CMO) 업체 아지노모토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결함이 발견된 데 따른 결정이다.
스펙트럼은 추가적인 설명을 FDA에 요청할 예정이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FDA와 미팅을 갖겠다는 입장이다.
존 터전 스펙트럼 사장은 "이번 결과는 매우 유감스러우나 우리는 FDA와의 미팅을 통해 해결 방안 및 일정을 확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당사는 롤론티스의 시장 출시를 위해 허가 절차를 최대한 완벽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롤론티스 재실사 이슈 발표 직후 스펙트럼의 주가는 전일 대비 21.54% 하락하면서 6일 주당 2.55달러로 마감했다. 포메란츠는 주가 폭락으로 투자자들이 본 손실에 대해 플러그파워의 배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집단소송 위기를 야기한 롤론티스 재실사 이슈로 인해 국내 제약사인 한미약품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롤론티스는 지난 2012년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바이오신약이다.
이 약은 지난 3월 '국산신약 33호'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국내에서 실사와 허가가 무리 없이 이뤄지면서 미국 FDA에서도 무난하게 허가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재실사 결정이 나오면서 허가가 다소 지연될 것을 우려한 영향이다.
스펙트럼은 지난 2017년부터 미국시장에 롤론티스를 출시하기 위해 FDA 허가를 시도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0월 중으로 허가 심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실사가 어려워지면서 일정이 한차례 미뤄졌다.
이어 FDA는 올해 5월이 되서야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를 진행하면서 허가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하지만 FDA는 재실사를 이유로 '보류' 판단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실망감은 커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