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오광희토(五矿稀土)가 6월부터 희토류 가격을 올렸다. 희토류를 원료로 쓰는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의 비용 상승이 우려된다. 특히 전체 수입량의 80%를 중국에서 조달하는 미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광희토는 지난 9일(현지시간) "6월부터 일부 희토류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인상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희토류는 원소 주기율표에서 57번(란타넘)부터 71번(류테튬)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 등을 더한 17종의 희귀한 광물을 뜻한다. 열전도 등 화학 성질이 우수하고 항상성을 갖췄다. 스마트폰, 전기차 엔진·배터리, 반도체용 연마제, 풍력터빈, 레이저, 전투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중국은 전 세계 공급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6월 희토류 수출량은 약 5만1000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3% 증가했다.
압도적인 공급량을 바탕으로 중국은 '희토류 패권'을 휘두르고 있다. 지난 4월 환경 보호를 이유로 최대 희토류 산지인 장시성 간저우시에서 채광 기업의 약 50%에 운영 중단을 명령했다. 올 초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법'도 마련했다. 채굴과 제련, 분리 등 총량 관리와 희토류 사업의 승인을 담으며 중국의 공급량 통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며 희토류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중국 업체가 희토류 가격을 올리며 글로벌 배터리·반도체 업계의 타격이 예상된다. 무역분쟁을 벌여온 미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희토류 가격 인상에 직격탄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수입한 희토류 중 중국산이 80%다. 이어 에스토니아산 5%, 일본·말레이시아산 4%, 기타 7%다.
미국은 희토류를 포함한 4대 핵심 품목 공급망 강화 전략을 펼치며 대응하고 있다. 2002년 폐쇄된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소재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 패스' 시설의 재가동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