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호주 상장 기업인 '벌칸에너지(Vulcan Energy)'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데뷔를 추진한다. 조달한 자금은 연간 4만t 규모의 유럽 리튬 채굴 프로젝트에 사용할 계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리튬 개발업체 벌칸에너지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프라임스탠다드(Prime Standard) 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프랑크푸르트 증시는 엔트리, 제너럴, 프라임스탠다드로 구분되는데 프라임스탠다드는 가장 투명성 기준이 높은 최상위 시장이다. 베렌베르크은행이 주관한다.
프란시스 웨딘 벌칸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호주에 이어 독일 증시까지 이중 상장을 통해 회사의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유럽 투자자 기반을 넓히길 원한다"고 밝혔다.
벌칸에너지는 독일 칼스루에 소재 자회사 벌칸에너지리소스를 통해 라인강 상부 평원 지역인 오버라인그라벤(Oberrheingraben)에서 리튬 추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깊은 암석층에 뜨거운 물을 넣어 리튬을 용해하는 지열 공정 기반의 친환경적인 저공해 방식을 활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버라인그라벤 프로젝트는 오는 2024년 연간 1만5000t으로 시작해 2025년 2만5000t을 추가, 2단계에 걸쳐 총 4만t 규모의 리튬을 채굴한다. 이는 전기차 약 4억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11억~17억 유로(약 1조5000억~2조3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연내 첫 번째 파일럿 공장을 짓고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다. 배터리 산업 육성 전략을 펼치고 있는 독일 정부의 지원도 받는다. 독일 바덴뷔템베르크주 기민당과 녹생당은 지난 5월 연합 협정을 체결하고 "라인강 상류의 리튬 채굴 촉진을 위한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벌칸에너지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기업들과 잇단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초에는 프랑스 르노와 2026년부터 5년간 매년 6000~1만7000t 규모 리튬을 납품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1만t 공급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도 리튬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본보 2021년 8월 3일 참고 르노, 호주 벌칸에너지서 리튬 수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