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온시스템 이탈리아 공장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 증명서 '그린 패스'에 반발하는 파업을 벌인다. 이탈리아에 퍼진 '반(反) 그린 패스 의무화' 물결이 한온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이탈리아 캄필리오네 공장 직원들은 오는 13일(현지시간) 2시간 동안 파업을 한다.
이들은 그린 패스를 소지한 직원들만 식당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회사의 대책에 항의할 예정이다. 그린 패스가 없는 직원들은 밖에서 텐트를 치고 식사를 해야 하는 처지다. 직원들은 회사의 조치가 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린 패스는 △최소 1회 백신 접종 △6개월 이내에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전력 △48시간 내 음성 판정을 받은 사실 등 세 가지 중 하나를 충족하는 사람에게 주는 일종의 '디지털 코로나 프리 인증서'다. 유럽연합(EU)이 백신 접종자들에게 역내 국가 간 여행을 자유롭게 하고자 지난 6월 도입했다.
이탈리아는 백신 접종을 장려하기 위해 그린 패스를 자국 내 확대 적용했다. 6일부터 체육·문화시설, 놀이공원, 음식점 등을 출입할 때 그린 패스를 의무적으로 제시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현지 정부의 정책에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달 말부터 로마와 밀라노 등 주요 도시에서 수천여 명이 나와 거리 시위를 벌였다. 그린 패스에 대한 반감이 큰 가운데 한온시스템 사업장에서도 이를 적용하자 직원들이 파업에 나선 것이다.
캄필리오네 공장은 유럽 내 친환경차 부품 생산기지다. 한온시스템이 2019년 4월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FP&C)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갖게 됐다.
한온시스템은 전동 쿨링팬과 전동 워터펌프 등 열관리 시스템의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열관리 시스템은 배터리와 연료전지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혀주고 주행 성능 저하를 방지해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한온시스템은 폭스바겐을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납품하며 연평균 10~2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2025년까지 친환경차 부품의 매출 비중 40%로 확대한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