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삼성중공업이 털은 줄 알았던 악재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와의 드릴십 소송에 다시 불씨가 붙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5 연방순회항소법원에 최근 삼성중공업과 페트로브라스 간 드릴십 소송이 접수됐다.
삼성중공업이 손해 배상금 명목으로 합의금을 지불하면서 행정 및 사법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돌연 페트로브라스가 항소해 보수 성향을 보이는 제5순회항소법원으로 소송건이 넘어오게 된 것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페트로브라스로부터 드릴십 3척을 수주한 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차례대로 인도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페트로브라스에 대한 브라질 검찰의 부패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선박 중개인이 중개수수료 일부를 뇌물 등의 부정한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삼성중공업은 이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을 받았다.
이후 삼성중공업은 페트로브라스와의 지난 2월 2006~2007년 원유시추선(드릴십) 수주 과정에서 발생한 뇌물 수수 관련 소송에서 브라질 당국과 합의금 1650억원 내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지난 3월 선처협약 합의금 중 2차분인 5940만 달러(약 674억원)를 지급하면서 합의금 문제도 매듭지었다.
특히 당시 브라질 연방검찰청으로부터 삼성중공업과 연방검찰(MPF) 간 선처 협약 승인도 받았다. 브라질 정부기관들은 합의금을 받으면서 일체의 기소 등 행정, 사법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연방검찰청 승인으로 삼성중공업이 합의한 1650억원 합의금 중 8억1178만 헤알(약 1591억원)은 손해 배상금 명목으로 페트로브라스에 지불하고, 나머지 1억588만 헤알(약 207억원)은 행정부정행위법 12조에 규정된 벌금으로 연방정부에 환원된다.
그러나 돌연 페트로브라스가 항소하면서 소송전이 부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페트로브라스와 얽힌 악연을 완전히 끊어내기 위해 합의금까지 지불했지만, 소송전이 부활하면서 갈등이 골이 깊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