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반도체 '도조'의 위탁 생산 파트너사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자율주행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9일(현지시간) 'AI 데이'에서 슈퍼컴퓨터 도조에 쓰이는 반도체 D1을 공개했다. D1은 초당 36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지닌다. 트랜지스터 수는 500억개로 AMD의 에픽 로마(Epyc Rome)를 능가한다.
D1은 7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삼성전자와 TSMC가 생산 파트너사로 거론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2019년 4월 선보인 자율주행 시스템 '하드웨어(HW)3'에서 삼성전자와 협업해 만든 엑시노스 칩을 썼었다. 이를 토대로 D1 제조에서도 양사가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추측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기술을 적용한 7나노 반도체를 선보였다.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파워10'의 생산을 맡았다. 퀄컴의 중상위 5세대(5G) 칩 스냅드래곤 765도 만들었다. 글로벌 고객사들로부터 인정받은 파운드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테슬라의 반도체 생산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테슬라를 등에 업고 수주를 확대할 수 있다. 도조에는 수 천개의 칩이 쓰인다. 테슬라가 내년 가동을 예고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높이기 위해 도조 활용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칩 생산량을 늘어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17%를 기록했다. 대만 TSMC(5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