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세운 블루오리진이 핵심 인력의 이탈로 곤경에 처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달 착륙선 수주 경쟁에서 패배한 후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블루오리진 직원 17여 명이 올해 여름 회사를 떠났다. 엔지니어 니틴 아로라(Nitin Arora)와 라우렌 라이언스(Lauren Lyons)는 각각 스페이스X와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로 이직했다. 블루오리진의 6인승 로켓 뉴셰퍼드(New Shepard)와 재사용 발사체 뉴 글렌(New Glenn), BE-7·BE-4 엔진 등의 개발·테스트 등을 맡은 엔지니어, 재무 담당자, 프로젝트 관리자가 사임했다.
특히 이번 인력 이탈은 블루오리진이 나사로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 계약을 따내지 못한 후 급속도로 이뤄졌다. 나사는 2024년을 목표로 인류를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민간 달 착륙선 사업자로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 방위업체 다이내틱스를 평가해왔다. 1년간의 검토 끝에 스페이스X를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블루오리진은 나사를 상대로 소송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미국 회계감사국(GAO)에 항의했다. 기각 결정이 나자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스페이스X의 참여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입장이다.
느린 의사결정과 관료적인 문화도 직원들이 떠난 배경으로 지목된다. 두 요소는 취업 전문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에서 현직자들이 뽑은 단점이기도 하다.
블루오리진 측은 미국 경제매체 CNBC를 통해 "지난해 850명 규모로 성장하고 올해 650명을 추가하며 지난 3년간 거의 4배 성장했다"며 "제조, 품질, 엔진·차량 설계에서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