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도담 기자] 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가 8세대 신모델 중국 출시 1년 만에 월 수백대 수준 판매에 그쳤다. 쏘나타는 2002년 현대차의 중국 1호 현지 생산·판매 모델로서 지난 10여년 간 현지 주력모델로 활약해 왔으나 더 이상 제 역할을 못하게 된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쏘나타 중국 판매량은 310대로 집계됐다. 1~7월 누적 판매량도 4173대에 그쳤다. 월 평균 600대에 못 미치고 그나마도 줄어들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판매량은 7000대 전후에 그칠 전망이다.
쏘나타가 갖는 기존 위상과 8세대 신모델을 중국 시장에 투입한 지 불과 1년도 안 된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결과다.
쏘나타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 성공신화의 일등공신이었다. 현대차가 중국에 진출해 베이징1공장 가동을 시작한 2002년12월 현지에서 생산·판매한 첫 번째 모델이다. 이듬해 5만대 생산·판매를 달성하며 아반떼 등 후속 모델 성공의 기반을 다졌다. 2010년대 초 현대차의 중국 전성기 땐 단일 모델 최초로 월 판매량만 1만대를 넘기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2020년) 7월 8세대 쏘나타 신모델을 선보이며 사드 갈등 이후 수년째 이어진 부진을 만회하려 했으나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 출시 1년 만에 판매가 더 줄면서 현대차의 중국 내 입지 축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쏘나타의 부진과 더불어 현대차, 그리고 그룹 계열사인 기아의 7월 판매도 부진했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7월 판매는 3만1000대로 전년보다 16.0% 줄었다.
시장점유율 역시 2.1%로 0.2%포인트(p) 내렸다. 아반떼(엘란트라)가 같은 달 8371대로 그나마 선전했다. 기아 역시 전년보다 40% 줄어든 1만2000대 판매에 그쳤다. 점유율 역시 0.8%로 0.5%p 하락했다. 7월 중국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6% 줄었다는 걸 고려해도 현대차·기아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현대차는 2016년 한때 그룹 계열사 기아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만 179만대를 팔아치우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7년 한중 양국의 사드 갈등과 이에 따른 한한령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3년 뒤인 2020년 판매량은 정점의 3분의 1 수준인 66만대로 주저앉았고 올해도 이 추세라면 50만대를 넘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의 부진이 이어지자 현지 업계에선 단순히 한한령 여파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중국 내 경쟁력이 약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쏘나타나 밍투(중국 전략 중형 세단) 같은 모델의 새 디자인이 중국 소비자의 호감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밍투 판매 역시 7월 228대, 1~7월 누적 4654대로 부진한 상태다.
소후닷컴 자동차 카테고리의 자동차 칼럼리스트 위모오토(予墨Auto)는 지난 22일 칼럼에서 "현대 쏘나타와 밍투 신모델의 성능은 꽤 좋았으나 '메기' 같이 생긴 디자인은 너무 난해했고 그 결과가 판매부진으로 이어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