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올 연말 쇼핑시즌을 앞둔 미국 소매업계에 물류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공급망 문제가 이어지고 컨테이너 운임 인상과 서유럽과 중국을 강타한 홍수,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재고 부족에 따른 매진 현상과 예년보다 낮은 세일 폭이 예고된다.
28일 코트라 미국 뉴욕무역관이 작성한 '美 소매업계, 연말 쇼핑시즌 앞두고 물류대란으로 재고 확보 비상' 보고서에 따르면 업계 최대 대목인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유통업체들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문제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따른 향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찌감치 물량확보에 나섰다. 미국의 본격적인 연말 쇼핑시즌은 11월 말 블랙프라이데이(11월 26일)를 기점으로 시작된다. 그런데도 공급망 병목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입의존도가 높은 미국 소매업계에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공급망 병목현상은 해상에서 가장 심각하다.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배송 지연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 남부캘리포니아 해양거래소에 따르면 8월 기준 남부 캘리포니아 항에 정박한 컨테이너 선박은 37채로 확인됐다. 이는 40채가 정박해 있던 지난 2월 이후 최대치다.
연말 쇼핑시즌을 겨냥한 소매업체와 제조업체의 주문이 밀려들면서 항구의 컨테이너 처리 지연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LA항과 롱비치항 관계자는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으로 연말 쇼핑 시즌 배송 지연을 피하기 위해 수입 물량 배송을 예년보다 앞당기는 바람에 처리 물량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항구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병목현상은 미 서부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로인해 컨테이너 운임도 급증하고 있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20일 기준 4340.18로 전주 대비 1.36%(58.65포인트) 상승해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주 연속 상승이다.
미주 서안 노선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전주 대비 183달러 오른 5927달러를 기록했고, 미주 동안 노선은 전주 대비 424달러 오른 1FEU당 1만876달러를 나타냈다. <본보 2021년 8월 24일 참고 벌크선 운임 11년 만에 최고치 돌파>
선박에서 하역한 컨테이너의 내륙운송도 문제다. 항만에 기존 적재된 컨테이너와 계속해서 유입되는 신규 컨테이너로 내륙운송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해 운송비용도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럽과 중국의 홍수사태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유럽과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의 공장들이 생산과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물량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유통이 지연되면서 연쇄적으로 공급망을 붕괴시키면서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가전, 가구, 의류, 가전제품의 매진 현상과 낮은 세일폭이 우려된다.
이같은 병목현상과 재고확보에 어려움이 예고되자 한국 기업은 컨테이너를 쌓아둘 야적장 마련까지 고심하고 있다. 또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을 겨냥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현 물류대란과 인력난, 인건비 상승, 인플레이션 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책을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동그라미 코트라 뉴욕무역관은 "공급망 병목현상과 아시아 지역의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은 미국 연말 쇼핑시즌 기간 소매업체의 재고확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