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정부가 AMD와 엔비디아의 칩이 탑재된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구매를 모색하고 있다. 인텔이 칩 부족으로 슈퍼컴퓨터 공급을 내년으로 연기한 탓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폴라리스(Polaris)'를 구매할 계획이다.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는 초당 100경 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컴퓨터를 뜻한다. 페타스케일 컴퓨터의 1000배에 이른다.
폴라리스는 AMD의 에픽 프로세서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을 탑재했다. 인텔이 개발 중인 슈퍼컴퓨터 오로라(Aurora)보다 속도는 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부는 앞서 인텔과 5억 달러(약 5830억원) 상당의 계약을 맺고 오로라를 공급받기로 했다. 인텔은 연내 출시해 아르곤 국립연구소에 배치할 예정이었지만 핵심 칩 부족으로 내년으로 미뤘다. 공급 일정이 늦어지면서 현지 정부가 대안 찾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폴라리스가 오로라를 완전히 대체할 확률은 낮다. 오로라를 도입하기 전 테스트용으로 활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에너지부가 폴라리스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면서 인텔과 AMD, 엔비디아의 희비가 갈리게 됐다. 특히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인텔의 지위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슈퍼컴퓨팅컨퍼런스(ISC 021)가 발표한 '전 세계 상위 500대(top500) 슈퍼컴퓨터' 순위에 따르면 인텔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한 시스템은 지난해 470대에서 올해 431대로 줄었다. AMD는 같은 기간 11대에서 55대로 증가했다.
올해 상위 500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58대 중 29대는 AMD의 에픽 프로세서를 채택했다. 미국 최초의 엑사스케일 컴퓨터 타이틀을 가져간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프론티어'에도 AMD가 프로세서를 공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