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독일 총선이 약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테슬라가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잠룡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을 포함해 주요 정당 수뇌부들이 잇따라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설 현장을 방문하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리 후보에 이어 녹색당의 안톤 호프라이터 대표, 미카엘 켈너 사무총장 등 수뇌부가 독일 베를린 외곽 그린하이데 소재 테슬라 기가팩토리를 찾았다. 사민당도 조만간 현장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테슬라를 찾는 것은 전기차와 배터리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대표적인 분야일 뿐 아니라 답보중인 기가팩토리 건설 프로젝트는 허가 절차와 관련해 관료적 일처리를 쟁점화하는 데 있어 적합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 12월 독일 기가팩토리 건설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하지만 환경당국의 최종 건설 허가가 계류 상태로 임시 허가를 받아 건설 중이다. 최종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테슬라는 자체 비용을 들여 공장부지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놔야 한다. 독일 기가팩토리는 연간 5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가동을 시작하면 1만2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독일 기가팩토리를 방문한 라셰트 후보와 만나 "10월에 첫 전기차 생산을 개시하기 위한 허가를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라셰트 후보는 "성장과 경쟁력을 유지하고 국제적으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독일은 더 빠르게 계획하고 승인하고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임기 100일 내에 '계획 가속화 패키지'를 선보이겠다"고 화답했다.
녹색당 수뇌부와 머스크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호프라이터 대표는 "그린하이데 건설 현장은 오늘날 대형 프로젝트가 빠르게 계획되고 승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명확한 정치적 의지와 당국의 우수한 전문가가 있으면 신속한 절차가 가능하다는 것을 모범적으로 증명한다"고 전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을 선출하는 독일 연방하원 총선은 내달 26일 열린다. 총선 한 달여를 앞두고 제1야당이 급부상하면서 선거 판세와 총리 선출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