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소니와 TSMC의 반도체 동맹에 토요타 계열사인 차량부품 회사 덴소도 합류한다. 부품업체는 대규모 공급처를 확보하고 완성차 기업은 안정적인 칩 공급망을 확보,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덴소가 소니와 TSMC의 1조엔(약 10조6300억원) 규모 반도체 합작 투자 계획에 최종 참여키로 결정하고 마무리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TSMC가 지분 50%를 갖고 나머지 절반은 소니와 덴소 등 일본 기업이 보유한다.
소니와 TSMC는 일본 상공부의 제안으로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소니의 이미지센서 생산시설 인근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 총 투자액 중 상당 액수는 일본 정부의 보조금으로 충당한다. 연내 합작사를 설립하고 오는 2024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에 이용되는 10~20나노미터(nm)의 이미지센서와 로직 반도체를 주로 생산할 전망이다. 월 4만장 규모가 유력하다. <본보 2021년 5월 26일 참고 소니 회장, TSMC 합작설에 "안정적 반도체 조달, 핵심 경쟁력">
추후 참여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미쯔비시 일렉트릭도 구체적으로 합류를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의 전기화와 신재생에너지 도입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반도체 생산을 합작공장에 위탁생산하기 위해서다.
덴소가 합류를 결정한 주요 원인으로는 극심한 반도체 품귀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토요타자동차가 꼽힌다. 연초부터 본격화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응용처 전반으로 번지면서 자동차뿐 아니라 토요타그룹의 전사 계열사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토요타그룹은 지금까지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의 투자 비율을 높이는 등의 조치로 반도체 제조사와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수요 불균형 완화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원활한 반도체 조달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남은 과제는 일본 정부가 미국과 유럽에 비해 떨어지는 보조금 등 지원책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반도체 제조업뿐 아니라 소재·제조장비 공급망 개발, 대학 등 연구기관 현황도 관건으로 국력을 좌우하는 첨단 반도체 제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