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석유공사 애드녹의 해운 자회사 애드녹 엘엔에스(Adnoc L&S)는 5척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신조 입찰을 연기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애드녹 L&S는 조선소 슬롯 포화상태로 야드 가격이 오르고 정박지 가용성에서 밀리면서 17만4000㎥급 LNG운반선 5척의 신조 입찰을 내년으로 미뤘다. 계약 물량은 확정물량 4척과 옵션물량 1척이다.
당초 애드녹 L&S는 LNG운반선 신조 입찰을 지난 2분기에 마감하려고 했다. LNG 운반선 선단 갱신 요구에 대응, 지난 1분기부터 신조 입찰을 살펴왔다. 인도 시기는 2024년 4분기부터 2025년 1분기까지다. 선가는 척당 1억8000만 달러(약 2097억원) 수준.
그러나 슬롯 포화 상태로 야드 가격이 오르고, 철강 가격마저 상승하면서 선가가 오르자 입찰을 내년으로 연기한다. 현재 LNG운반선은 척당 2억500만~2억1000만 달러(약 2388억~244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야드에서 더 높은 견적과 스크러버 등 설계 사양이 추가되면 선가는 더 오르게 된다.
애드녹 L&S의 선대 확충은 물동량 수송을 위한 것으로 △유조선 △가스 운반선 △벌크선 등을 직접 확보하거나 용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애드녹은 지난 2019년에 향후 5년 내 25척 이상의 선대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나 초대형 가스 운반선(VLGC) 3척을 확보하고, LNG운반선 신조 발주하기로 했다. <본보 2019년 2월 26일 참고 "중동발 수주 훈풍 분다" 카타르 이어 UAE, LNG선 25척 발주>
이후 애드녹 L&S(Adnoc L&S)는 지난해 최대 6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중대형 유조선 아프라막스급 LR2 탱커 8척의 신조 발주를 준비했다. 발주 규모는 9억 달러(약 1조원)이다. 발주는 연내 진행을 목표로 했다. <본보 2020년 8월 28일 참고 UAE 국영선사, '1조 규모' 선박 발주 추진…조선 '빅3' 눈독>
이중 VLCC는 지난해 말 대우조선해양과 6척의 수주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는 옵션물량이 3척 포함됐다. 3척의 선박 건조가격은 총 2820억원이며, 인도기한은 2023년 1분기다.
현재 슬롯 포화 상태로 선사들의 발주 경쟁은 치열하다. 이미 카타르가 135척의 LNG 운반선 슬롯 예약했고, 주요 선사들마다 선대 확충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조 발주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조선소만 해도 슬롯 포화상태라 조선소 용량이 큰 중국 조선소가 수주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 조선소가 기술력에서 앞서지만 워낙 많은 건조 물량을 확보하다 보니 일감을 처리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본보 2021년 5월 15일 참고 中 조선소가 수주에 유리한 이유…"韓 슬롯 포화상태">
실제 한국 조선소의 경우 '빅3'을 비롯한 주요 조선소 슬롯이 오는 2023년까지 대부분 슬롯이 꽉 찬 상태고 2024년 초반 물량도 더 받기 어려운 상태이다. 한국 조선소 슬롯 부족으로 중국에 물량이 넘어가면서 중국에서는 장기 폐쇄된 조선소 재가동에 돌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