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가 아르메니아에서 고객센터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자동응답기에서 국경을 맞대고 약 30여년 간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아제르바이잔 언어가 흘러나오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아르메니아 고객센터 자동응답기는 아제르바이잔어로 일부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LG전자 아르메니아 페이스북 페이지에 연결된 번호로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 아르메니아어로 근무 시간 등의 정보를 제공한 뒤 콜백 서비스 신청 안내는 아제르바이잔어로 지원하는 것이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해묵은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의 역사적 배경을 고려했을 때 LG전자가 더 세심하게 신경썼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소련 연방의 구성국이었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아르차흐공화국(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오랜 역사적 갈등 관계를 가지고 있다. 지난 1992년 첫 영토전쟁을 벌인 이후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무력충돌이 발생, 수백명의 사상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6주 넘게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교전을 치른 끝에 승리한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주요 지역을 넘겨 받았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상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다. 양국이 구소련 연방에 편입될 당시 소련이 자치공화국 지위를 부여했다. 소련 붕괴 직전 이 지역은 독립국 지위를 선언하고 아르메니아와의 통합을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