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테슬라가 중국 CATL, EVE에너지와 4680 배터리 셀 생산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테슬라를 등에 업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36크립톤(36氪获悉)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테슬라는 CATL, EVE에너지와 4680 배터리 셀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 협상은 초기 단계로 이르면 2023년부터 생산이 점쳐진다.
4680 배터리 셀은 지난해 9월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에서 소개한 차세대 원통형 제품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출력을 6배 높이고 주행거리를 16% 늘린 것이 특징이다. 모델Y와 사이버트럭 등에 탑재된다.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배터리 생산에 협력해왔다. 파나소닉은 시제품을 생산해 검증했다. 미국 네바다주 기가팩토리에 생산라인을 깔고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시제품을 만들었다. 앞서 로이터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또는 유럽 공장에서 2023년 제품을 만들어 테슬라에 납품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었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 배터리 제조사에도 접촉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면 현지 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해서다. 4680 배터리 셀 생산량을 늘리고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글로벌 파트너링을 확대하는 게 테슬라에 유리하다.
CATL은 중국 내 점유율 1위 배터리 제조사로 이미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6월 2022년 6월까지였던 기존 계약의 유효기간을 2025년으로 연장했다. 공고한 파트너십을 토대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VE에너지는 2001년 설립된 배터리 제조사로 현대차·기아를 고객사로 뒀다. SK이노베이션과 중국 옌청, 후이저우에 합작 공장을 세워 지난달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연간 2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며 시장 지배력을 넓히고 있다.
한때 테슬라에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EVE에너지가 협상 사실을 부인하며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다시 협력설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테슬라에게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23.9%를 거뒀다. 상반기 중국 매출 비중도 26.4%에 달한다. 테슬라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에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올해 1~5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기록해 상해GM우링(19%)에 이어 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