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SK E&S가 수소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에서 17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올리며 2025년 3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 최대 수소 액화플랜트를 짓고 호주 가스전을 활용해 블루수소를 생산하며 수소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은 1일 오전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1년 SK E&S 미디어데이'에서 "수소와 재생에너지 등 신규 사업이 2025년 기업가치 35조원에서 5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SK E&S는 이날 수소와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4대 핵심 사업을 내걸었다. 특히 수소 분야에 18조원을 쏟아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1단계로 오는 2023년까지 SK인천석유화학 단지에 연 3만t 규모의 세계 최대 수소 액화플랜트를 완공한다. 2단계로 2025년까지 보령LNG터미널 인근 지역에서 블루수소를 연간 25만t 양산한다. 28만t은 나무 1억1200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동일하며 고용 21만명·경제적 편익 34조원 창출을 가져온다는게 추 사장의 설명이다.
'가스에서 수소까지(Gas to H₂)'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첫 프로젝트는 호주 바로사-깔디따(Barossa-Caldita) 가스전 사업에서 진행된다. 호주 환경단체들이 탄소 배출을 우려해 투자 철회를 요청했던 가스전을 활용,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역발상을 꾀했다.
생산 기술의 핵심은 포집한 이산화탄소(CO₂)를 액화한 뒤 폐유전‧폐가스전 등에 영구 매립하는 CCS다. SK E&S는 이를 적용해 가스전에서 만든 연간 130만t의 저탄소 LNG를 국내 블루수소 생산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추 사장은 CCS 기술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갖는 호주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노르웨이 가스전에서는 1996년부터 CCS를 쓰고 있고 전 세계 26개 관련 프로젝트가 운영 중"이라며 "실패 사례는 CO₂를 묻은 대염수층의 지질·지형 데이터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폐유전·폐가스전의 지질·지형을 잘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추 사장은 수소 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LNG 밸류체인 운영의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 △플러그파워와의 협력이 자신감의 배경이다.
추 사장은 "SK E&S는 LNG 생산부터 저장, 유통, 활용까지 결합하는 경험을 해봤다"며 "수소 밸류체인을 통합·운영하는 데 있어 경쟁력 있는 사업자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소는 국내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고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SK는 베트남, 중국 등 주요 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왔다"고 덧붙였다.
SK와 SK E&S가 최대 주주로 있는 플로그파워에 대해선 "연료전지, 수전해설비 등 LNG 밸류체인 전반에 사업 역량을 가진 회사"라며 "이를 활용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소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추 사장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부 재무적 투자자(FI)에 우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유치할 것"이라며 "수소 충전소의 경우 운수업자들과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도 요청했다. 추 사장은 "액화수소 관련 제도·법규가 없어 플랜트와 충전소 승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건설 인허가를 내주고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