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폭스바겐의 상용차 자회사 만트럭버스(MAN Truck and Bus·이하 만)가 오는 2024년 전기트럭 신모델을 출시한다. 모회사의 적극적인 '탈디젤' 움직임에 적극 발 맞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안드레아스 토스트만 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경제전문지 한델스블랏트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부터 뮌헨 본사에서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이 장착된 대형 트럭 시리즈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은 지난 6월부터 약 4000㎡ 규모 시설에서 전기트럭 시리즈 신모델의 시범생산에 돌입했다. 오는 2023년 말까지 제조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친다는 목표다. 우선 1회 완충시 5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트럭을 선보인다. 이후 주행거리를 700~1000km까지 늘린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추후 전기버스까지 전기 상용차 모델을 다변화한다.
지난해 기존 상용차의 전기 버전을 선보인 바 있지만 여전히 디젤 엔진으로 작동하는 차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토스트만 CEO의 발표는 완성차 업계의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디젤 의존도를 줄이고 전기화를 가속화, 전기 상용차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만은 1960년대 설립된 독일 상용차 제조업체로 트럭, 버스, 밴 등을 개발·제조한다. 폭스바겐그룹이 인수해 대주주로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몇 년 동안 마에 250억 유로 이상을 투자했다.
폭스바겐이라는 든든한 뒷배에도 불구하고 만은 지난해 실적 악화로 트럭 공장을 매각하고 3500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만 올 상반기 매출도 폭스바겐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최소 수준에 그쳤다. 폭스바겐 이사회에는 만에 “마지막 기회”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지막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전기화로의 전환이다. 오랜 시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전기 상용차를 출시, 재도약한다는 목표다.
토스트만 CEO는 "나의 임무는 만의 미래 계획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디젤의 비용 패리티는 수소연료전지보다 전기 구동으로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