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대만 TSMC가 반도체 소재·장비 회사와 가격 인하를 논의하고 있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로 소재·장비 조달 비용이 증가하자 가격을 낮춰 영업이익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에 내년까지 가격을 15% 인하하도록 요청했다. 생산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며 TSMC는 올해에만 설비 투자에 300억 달러(약 35조원)를 쏟기로 했다.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약 116조원)를 퍼붓는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5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생산라인을 포함해 최대 6개 라인을 깔 예정이다. 향후 5개 공장을 추가로 지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일본 구마모토현에 16나노와 28나노 기술을 적용한 파운드리 공장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 행보로 반도체 소재와 장비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업계의 치열한 경쟁도 TSMC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점유율이 1분기 54.5%에서 2분기 52.9%로 하락했다. 2분기 매출은 133억 달러(약 15조원)로 전분기보다 3.1% 상승했지만 시장 평균 성장률보다 낮다.
성적표가 주춤한 가운데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200억 달러(약 23조원)를 투입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두 개의 공장을 짓고 유럽 등으로 팹을 확장할 계획이다. 후발 업체들의 거센 추격 속에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고자 TSMC는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강화를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TSMC의 행보는 외국 소재·장비 회사들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 온 대만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TSMC는 지난해에도 소재 60%, 장비 44.8%를 대만 회사에서 조달했다.
TSMC에 힘입어 대만 소재·장비 시장은 고성이 예상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액은 760억 달러(약 88조원)로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대만은 올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