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롯데케미칼 미국법인과 이곳 지분을 보유한 롯데케미칼 타이탄(LCT)이 미국 허리케인 아이다의 수혜 회사로 지목됐다. 허리케인 강타로 석유화학 공장 가동이 멈추며 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피해를 비껴가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최대 증권사인 CGS-CIMB증권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투자자 메모에서 "롯데케미칼 미국 공장은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한 물리적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아이다가 롯데케미칼의 공장이 있는 레이크찰스 지역을 관통하지 않은 사실을 강조하며 전력 공급에도 이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다는 지난달 29일 루이지애나주 남부 해안 마을에 상륙한 후 북동쪽으로 진로를 돌렸다. 미시시피를 거쳐 뉴욕, 뉴저지를 통과하며 큰 피해를 낳고 있다.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에서 최소 4명, 뉴욕과 뉴저지에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정유·석유화학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다. CGS-CIMB증권은 미국 걸프 연안의 정유·석유화학 공장과 원유·가스 생산시설의 약 95% 셧다운 상태라고 밝혔다. 공급량이 줄면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미국법인은 가격 상승의 수혜자다. CGS-CIMB증권은 "미국 공장은 수주 안에 에탄 또는 모노에틸렌글리콜(MEG)의 높은 가격으로 이익을 볼 것"이라며 "LCT를 보유에서 비중 확대(Add)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는 2.92링깃으로 유지했다. LCT는 롯데케미칼 미국법인의 지분 40%를 갖고 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2019년 31억 달러(약 3조5860억원)를 쏟아 축구장 152개 크기(약 102만㎡)의 대규모 콤플렉스를 미국에 완공했다. 에탄 분해를 통해 연간 10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화학 섬유 소재 에틸렌글리콜(EG)도 연간 70만t을 만든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월 허리케인 여파로 약 50일간 가동을 멈춘 바 있다. 지난 5월에도 올해 첫 허리케인으로 전력 공급이 끊겨 공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