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이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니켈 등 핵심 원료를 낮은 비용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급성장하는 전기차 산업의 가치 사슬 전반에 걸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는 배터리를 저렴한 구성 부품으로 분해하는 기존 방법과 달리 폐배터리 처리 비용을 줄이고 코발트, 구리, 니켈 등 고가의 금속 화합물을 보존하는 오래된 채굴 공정을 발견했다. 폐배터리에서 코발트,구리,니켈 등 고가의 금속을 보다 저렴하게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리튬이온배터리의 재활용 비율은 약 5%에 불과하다. 전기차 산업 확대로 배터리 핵심 소재의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향후 전기차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기존 배터리 재활용 공정은 건식제련(pyrometallurgy)과 습식제련(hydrometallurgy)으로 나뉘는데 이들 방법은 에너지 집약적이며 비용이 많이 든다.
아르곤국립연구소 연구팀은 과거에 광석 정제에 쓰였던 포말부선(froth flotation) 기법을 새로운 방법으로 제시했다. 특히 많은 배터리 제조사들이 코발트 비중이 높은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어 양극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말부선 기법은 금속을 함유하고 있는 양극재를 시약과 함께 수조에 넣는 방법이다. 시약 화학물질은 한 가지 소재 표면과 선택적으로 반응해 용액 위로 부유하고 다른 물질은 가라앉는다. 한 가지씩 선택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두 가지 소재가 좋은 순도로 분리·회수될 수 있다. 원료를 분해하지 않고 직접 재사용하기 때문에 직접 재활용(direct recycling)이라고 불린다.
연구팀은 10년 이내에 연간 200만t 이상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회수 및 재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시카 더럼 아르곤연구소 소재과학자는 "포말부선 기법을 선택한 이유는 공정이 정말 간단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배터리 재활용 수익성이 낮아 인프라가 준비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가 이익을 많이 창출할수록 더 많은 기술 채택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