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제과를 대신해 일본롯데를 전면에 내세워 베트남 제과 시장을 공략한다. 이를 위해 롯데는 베트남 호아푸 산업단지에 제과공장을 설립한다.
앞서 롯데지주가 베트남 제과업체 비비카(BIBICA)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롯데제과가 현지에서 철수한데 따른 새로운 전략적 행보다. 이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강조하는 '원 롯데'(One Lotte) 행보로 분석되는 한편 일본롯데 상장 계획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베트남 중부지역 닥락주 부온마투옷 호아푸 산업단지에 제과공장 설립을 위해 베트남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특히 닥락주 산업단지관리위원회는 롯데측과 호아푸 산업단지 내 제과공장 설립을 놓고 협의하고 있다는 내용과 롯데가 호아푸 산단 외국기업 투자 목록에 포함된 관보를 공개했다. 구체적인 공장 규모와 준공 시기는 공개치 않았다.
이는 지난해 롯데지주가 베트남 제과 업계 2위 비비카의 지분 매각 후 베트남 제과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하자 일본롯데를 전면에 내세워 현지 시장 확대를 위한 공장 설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는 지난 2007년 비비카 지분 30%를 170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 지분율을 44%까지 확대했다. 이후 롯데지주 출범과 함께 롯데제과 보유 주식을 지주사에 모두 양도했다.
그러나 롯데지주가 지난 5월 비비카 지분 44.03%를 모두 처분, 베트남 제과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당시 롯데지주는 베트남 식품기업 팬그룹이 2015년부터 비비카 지분을 확대하면서 갈등을 겪자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본보 2021년 5월 3일 참고 롯데지주, 베트남 비비카 지분 완전 매각…신동빈 '원롯데' 전략>
특히 롯데지주는 지난해 1분기 일본롯데와의 합작 설립한 베트남법인(Lotte Vietnam Co)과 인도네시아법인(Lotte Trade and Distribution)의 잔여 지분을 일본롯데에 모두 매각한 바 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원 롯데' 전략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지주는 비비카 지분 매각으로 롯데제과 생산법인 설립 계획과 롯데제과의 베트남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며 "이를 대신 그룹 차원에서 일본롯데의 베트남 제과공장 설립을 토대로 현지 시장을 확대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제과 입장에서는 베트남 사업이 원천 봉쇄된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