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과 한국에 짓는 공장은 파일럿 시설이며 최종 제품을 양산하는 공장은 배터리를 납품하는 완성차 업체 근처에 구축하겠다. 제너럴모터스(GM)면 북미에, 현대차의 경우 한국일 수 있다"
SES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치차오 후 박사는 4일 '제1회 SES 배터리 월드'를 열고 리튬메탈 배터리 '아폴로'(Apollo™) 양산 청사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SES가 이날 공개한 아폴로는 107Ah 용량에 무게는 0.982㎏에 불과하다. 에너지밀도는 ㎏당 417Wh로 12분 만에 10%에서 9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그는 아폴로가 액체와 고체를 섞은 '하이브리드 제품'임을 거듭 밝혔다. SES는 음극에 보호 코팅을 입히고 양극에는 새로운 액체 전해질인 고농도 염중용매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가 가진 높은 에너지밀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생산성의 이점을 모두 취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반의 안전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단점으로 꼽힌 덴드라이트 문제도 해결했다. 덴드라이트는 충전 시 리튬이 음극 표면에 쌓이면서 배터리 성능 저하와 분리막을 훼손하는 현상을 뜻한다.
후 박사는 "차량을 운전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고 고속이나 저속 충전을 원할 수 있으며 실내 또는 실외에 주차할 수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해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관련 데이터와 제조 공정 데이터를 수집해 결합하고 소프트웨어가 사전에 문제를 예측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후 박사는 리튬메탈 배터리가 차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그는 "에너지밀도, 안전성, 성능 모두 부합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보지 못했다"며 "SES가 하이브리드 형태의 리튬메탈을 추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SES는 현대차와 GM 등과 리튬메탈 배터리의 A샘플 공동개발협약(JDA)을 맺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중 A샘플을 공개하고 오는 2023년 B샘플, 2024년 C샘플 테스트를 마쳐 2025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에 파일럿 플랜트도 짓고 있다. 연간 생산량 1GWh를 갖추며 2023년부터 가동한다.
후 박사는 "2020년대 중반쯤에 완성차에 탑재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라며 "추후에 다른 파트너십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톱(TOP)5 배터리 회사 중 3곳이 한국에 있고 현대차와 SK, LG 등 저희 파트너사나 주주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많다"며 "경쟁에서 승리를 거두려면 한국에 포커스를 둬야 한다"고 적극적인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 여부도 "저희가 역량을 좀 더 키우고 비용 절감이나 서플라이 체인 측면에서 개선 여지가 있다면 배터리 제조사들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