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CATL이 중국 창신신소재(恩捷股份, 은첩고분)와 분리막 합작사를 설립한다. 대규모 건식·습식 분리막 공장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분리막 시장을 공략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창신신소재는 CATL와 분리막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총 투자액은 설립 자본금 15억 위안(약 2776억원) 포함 총 80억 위안(약 1조4803억원)이다. CATL과 창신신소재가 각각 지분 49%, 51%를 갖는다.
합작사는 우선 연산 16억㎡ 규모의 습식 분리막 공장을 건설한다. 창신신소재 산하 장시언보신소재(江西恩博新材料)와 공동으로 연산 20억㎡ 규모의 건식 분리막 합작 공장도 설립, 습식과 건식 분리막 시장을 모두 아우른다.
CATL는 이번 합작 투자를 통해 향후 5년간 합작사에서 생산하는 습식 분리막 제품 우선 구매권을 갖는다. 이와 별도로 창신신소재와 정기적인 분리막 구매 주문에 대한 약정을 맺고 우선 공급받기로 했다. 가격은 양측이 서명한 구매 계약에 따른다.
창신신소재는 2차 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습식 분리막 글로벌 1위 제조업체다. 지난 2018년 '상하이 은제구펀'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신소재 대기업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 43억 위안(약 7483억원), 순이익 12억 위안(약 2088억원)을 기록해 실적 반등에도 성공했다.
상하이, 주하이, 장시, 우시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연간 33억㎡ 규모의 습식 분리막 생산능력을 갖췄다. CATL,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기업에 분리막을 공급하고 있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배터리 원가의 15~20%를 차지한다. 특히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막아 발열과 화재를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 등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성과 성능에 집적적인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분리막 시장은 폭발적인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약 40억㎡였던 분리막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60억㎡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2023년부터는 공급 부족 현상도 우려된다.
분리막 세계 2위 기업인 일본 아사히카세,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도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 증설 작업에 한창이다. LG화학은 지난달 일본 도레이와 손잡고 유럽에 분리막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우선 6427억원을 투자한 뒤 총 1조원 이상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기존 도레이 관계회사 공장 부지가 위치한 헝가리에 공장도 세운다. 2028년까지 연간 8억㎡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