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현지 공장 설립을 요청하는 러브콜을 보냈다. 최근 현지에 첫 아세안 지역 완성차 공장을 건립하며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인니 정부는 최근 BMW와 벤츠와 현지 공장 설립 등 현지 자동차 생산을 위한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아구스 구미왕 카르타사스미타(Agus Gumiwang Kartasasmita) 산업부 장관이 산업개발지역컨퍼런스(RCID)를 개막식에서 직접 밝힌 내용이다.
일단 양사는 인니 정부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지 공장을 호주와 일본 수출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약속한 인센티브 지원 제도를 활용하면 아세안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공장 설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양사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 현지 입지 확대를 위한 공세를 적극 펼치고 있는 만큼 경쟁사들의 현지 공장 설립을 움직임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9년 12월 자카르타 외곽 브카시에 첫 아세안 지역 완성차 공장 건립을 시작했다. 현재 공장 설비가 모두 완성됐으며 내년 초 양산을 목표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1월 해외 전략 SUV 모델 크레타를 시작으로 3월 E-GMP 기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할 예정이다.
BMW와 벤츠의 현지 공장 설립이 확정될 경우 현대차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현지 공장을 설립한데다 완성차 공장(전기차 생산라인 포함)을 이미 구축한 만큼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현지 공장 설립 당시 배터리 공장을 비롯해 전기차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소 등 현지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진행했다"며 "BMW와 벤츠가 현지 생산을 결정할 경우 전기차 인프라 확대로 이어져 경쟁에서 다소 우위를 차지할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