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SK그룹 투자형 지주회사인 SK㈜가 중국 배터리 재료 회사 베이징 이스프링과 한국을 넘어 미국과 중국에도 진출을 추진한다.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장을 세워 SK온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이스프링은 15일(현지시간) 선전증권거래소에 "SK와 양극재 사업에 협력하고자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 원가의 40~50%를 차지한다.
양사는 2023년 중 한국에 합작법인을 세워 LFP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 SK의 지분은 51%를 초과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합작사를 통해 미국 내 100% 자회사를 설립하고 중국에도 추가 합작사 건립을 모색한다. 한국과 미국, 중국에서 배터리 양극재 사업에 협업한다.
아울러 SK는 베이징 이스프링이 핀란드 피니시미네랄 그룹(Finnish Minerals Group)의 자회사 피니시 배터리 케미칼즈(Finnish Battery Chemicals)와 추진하는 핀란드 양극재 공장에도 투자해 30% 미만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다.
SK 측은 "합작사 지분 등 세부 사항을 양사 협의를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SK는 베이징 이스프링과의 협력을 토대로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에 힘을 준다. 합작사에서 생산된 양극재는 SK온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SK온은 파우치형 LFP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이다. 공간 효율이 좋은 파우치형의 강점을 활용해 LFP의 약점인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고객사에 B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다.
SK온은 합작 공장을 통해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며 LFP 배터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보다 안전성이 높고 고가의 희소금속을 포함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다. 테슬라가 LFP 배터리 비중을 65% 이상으로 높이고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이 도입을 추진하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영국 컨설팅 회사 우드매킨지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LFP 비중이 2015년 10%에서 2030년 30%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