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오는 2030년 이후에나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높은 성장잠재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시장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최근 보고서에서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이 2030년까지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보급률이 2030년 23%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망이 성숙해지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맥스 라이드 우드맥킨지 애널리스트는 "리튬이온배터리 수요 시장은 수개월간 변동할 수 있으며, 배터리 소재 생산을 위한 업스트림·미드스트림 확장에는 수 년의 리드타임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산업이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용량이 제한되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를 재활용해 가시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성숙한 (산업) 환경이라고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이드 애널리스트는 "지금 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주를 이루는 휴대폰 전자제품 배터리와 달리 전기차 배터리 팩은 각 셀을 분해하기가 복잡하다"며 "현재 새 배터리는 생산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회수된 소재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배터리 재활용의 의미가 그다지 크지 않다"며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수익 창출과 공정 효율성 개선 등에 대한 고민도 뒤따를 것이라고 봤다. 배터리 업체들이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고 전고체 전해질 등 신소재 도입을 가속화, 배터리 수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우드맥킨지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어 공격적으로 규모를 확장,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하는 2030년에도 공급 불균형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북미와 유럽의 독립 재활용 업체가 중고 전기차 배터리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양극재 생산시설과의 통합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중국 재활용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이드 애널리스트는 "공급 불균형은 대규모 통합 재활용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새롭게 진출하려는 기업은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대한 낙관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