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리비안이 제2공장을 조지아주로 낙점한 가운데 삼성SDI와의 합작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기존 배터리 공급 계약에 이어 합작 투자로 협력을 넓히며 북미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리비안은 삼성SDI와 조지아주에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
리비안은 최근 조지아주에 50억 달러(약 5조9300억원)를 쏟아 연간 4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여름 착공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배터리 투자도 포함된다. 연간 50GWh의 배터리셀을 양산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리비안은 자체 배터리 생산까진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삼성SDI와 협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비안은 앞서 삼성SDI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리노이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 픽업트럭 'R1T'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1S'에 삼성의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이미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어 삼성SDI가 유력 합작 파트너로 거론된다.
리비안은 제너럴모터스(GM)와 테슬라를 제치고 첫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하며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R1T와 R1S의 사전 주문량은 10월 말 기준 약 5만5400대를 기록했다. 연내 R1T 1000대, R1S 15대를 배송한다는 포부다. 아마존과 2023년까지 전기밴 10만대를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삼성SDI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리비안을 등에 업고 북미 시장에서 수주량을 확대할 수 있다. 글로벌 전기차 조사업체 EV볼륨즈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1~8월 전기차 판매량이 39만대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보급 정책을 추진하며 향후 판매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35년 8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공장이 없던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손을 잡고 북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구축해 2025년 상반기부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향후 40GWh 규모까지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편, 리비안이 삼성SDI에 이어 SK온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제2공장에서 생산할 전기차에 SK온이 조지아 생산시설에서 만든 배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온은 조지아주에 1공장(9.8GWh)을 완공했고 2공장(11.7GWh)을 건설 중이다. 추가 투자도 검토하며 현재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오는 2030년까지 500GWh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