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고려아연이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를 통해 현지 재생에너지 회사를 품었다. 약 9GW 상당의 풍력·태양광 발전 사업권을 확보하며 최윤범 부회장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행보에 탄력이 붙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크에너지는 이프론(Epuron) 지분 100%를 인수한다. 매입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크에너지는 이번 인수로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스주(NSW) 등에 있는 약 4200㎿급 풍력·태양광 발전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 아직 개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프로젝트(총 4800㎿)까지 고려하면 9GW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된다.
아크에너지는 고려아연이 전사적으로 탈탄소 경영을 강화하며 지난 2월 최 부회장의 주도로 설립됐다. 호주에서 923㎿ 규모의 풍력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활용해 고려아연의 자회사 선메탈(SMC)의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을 85%까지 높이겠다는 포부다.
SMC는 지난해 아연 업계 최초로 탄소 절감을 추진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에 가입한 바 있다. RE100 가입사는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글로벌 파트너십도 확대하고 있다. 아크에너지는 미국 수소상용차 업체 하이존 모터스(Hyzon Motors)로부터 140t급 신형 수소트럭 5대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1㎿급 전해기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지 재생에너지청(ARENA)으로부터 302만 호주달러(약 26억원)를 지원받았다. <본보 2021년 11월 9일 참고 고려아연, 호주 재생에너지청 보조금 획득> 지난 9월에는 타운즈빌 항과 수소 수출에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본보 2021년 9월 7일 참고 고려아연, 호주 타운즈빌 항만과 협약…그린수소 도입 본격화>
이프론 인수 또한 호주에서 친환경 사업 발자국을 확대하려는 아크에너지의 행보로 풀이된다. 아크에너지는 호주에서 3.5GW 전해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8GW 상당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은 "장기적인 목표는 호주에서 한국으로 녹색 에너지의 수출 통로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모회사이 강력한 대차대조표를 활용해 이프론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