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중앙처리장치(CPU) 개발팀 몽구스가 마지막으로 개발한 CPU 코어 M6 스펙이 공개됐다. 데이터 처리 용량과 속도 모두 향상돼 삼성전자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브랜드 엑시노스의 탑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오스틴 연구개발센터 CPU 개발팀은 최근 '삼성 엑시노스 CPU 마이크로아키텍처의 혁신'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CPU 코어 M6가 등장했다.
CPU는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AP의 핵심 장치다. 코어와 컨트롤러, 캐시메모리 등으로 이뤄졌다. 코어는 데이터 연산을 담당하며 코어 수가 늘어날수록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CPU 코어 M6는 작년 말 해체된 몽구스 팀의 유산으로 보인다. 5나노미터(nm) 공정을 기반으로 하며 주파수가 2.8GHz에 달한다.
데이터 처리 용량과 속도 모두 향상됐다. M6는 8명령 디코딩 대역을 채용했다. 이는 암의 코어텍스 X1(8명령어)에 뒤지지 않고 애플의 A13 라이트닝 코어(7명령어)보다 높다. 디코딩 대역이 넓다는 건 그만큼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양이 많다는 의미다.
또 128KB L1 캐시, 2MB L2 캐시, 4MB L3 캐시 메모리를 갖춰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개선했다.
캐시 메모리는 일종의 데이터 임시 저장소다. 일반 메모리보다 속도가 빨라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는 캐시 메모리에 저장했다가 다시 가져온다. 자주 들어가는 웹 페이지를 해당 사이트가 아닌 하드디스크에 미리 저장해뒀다 불러들여 로딩 속도를 높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과적으로 캐시 메모리의 용량이 클수록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양도 많아진다.
M6의 캐시 메모리는 암의 코어텍스 A77(64KB L1 캐시, 512KB L2 캐시, 4MB L3 캐시), 코어텍스 X1(64KB L1 캐시, 1MB L2 캐시, 8MB L3 캐시)와 비교할 때 결코 용량이 적지 않다. M6가 스펙 측면에서 경쟁사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고속 연산 소자인 플로팅 포인트 유닛 4개와 연산을 담당하는 산출연산처리장치(ALU) 6개를 탑재했다.
업계에서는 CPU 코어 M6가 올해 혹은 내년에 출시되는 엑시노스에 탑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5년 자체 CPU 코어를 모바일 AP '엑시노스8(8890)'에 장착한 바 있다.
이번 발표를 삼성전자가 CPU 코어 개발을 놓지 않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해석도 있다. 몽구스팀은 해체했으나 코어 설계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0년 오스틴 연구소에 몽구스팀을 꾸린 후 매년 코어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개발에 힘을 쏟았다. 영국 암(ARM)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AP 브랜드 엑시노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오스틴 연구소와 공장에 투자한 비용은 약 170억 달러(약 20조원)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PU 코어 M6는) 이전에 개발했던 제품"이라며 "엑시노스 탑재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