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롯데제과가 미국에서 '빼빼로 미투' 상품인 일본 글리코의 포키와의 소송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글리코가 주장해 온 디자인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롯데제과 손을 들어주면서 미국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법원은 일본 제과업체인 글리코가 제기한 롯데제과 빼빼로 미투 상품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글리코는 롯데제과에 대한 트레이드 드레스 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색깔·크기·모양 등 제품의 고유 이미지를 만드는 유형의 요소를 뜻한다. 기존 지적재산권인 디자인, 상표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지적재산권이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만장일치로 트레이드 드레스가 필수적이지 않더라도 상품의 유용한 기능을 보호할 수 없다는 판결하면서, 롯데에 유리한 하급 법원의 약식 판결을 지지했다.
이번 판결로 롯데제과는 빼빼로의 미국 판매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계열사인 롯데상사 아메리카를 통해 빼빼로의 미국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983년 출시된 롯데제과 빼빼로는 일본 제품을 표절했다는 꼬리표가 붙었다. 일본 글리코의 포키 제품과 유사하다는 게 이유다. 1966년 출시된 포키는 프리츠에 초콜릿을 바른 초코과자로 빼빼로와 모양이 흡사하다.
이후 글리코는 롯데제과 표절에 지속 항의하다 지난 2015년 롯데제과가 내놓은 빼빼로 프리미어 상자 디자인이 2012년 글리코의 프리미엄 버전으로 출시한 '바통도르' 디자인을 베꼈다며 한국 법원에 소송을 낸 바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은 글리코가 롯데제과를 상대로 낸 디자인권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표절논란은 예전부터 지속됐다"며 "이번에 미국 재판부가 디자인권 침해 소송에서 롯데 손을 들어주면서 미국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