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마사회의 해외 종마 사업이 지난 6년간 30%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스타마' 발굴을 목적으로 야심 차게 시작했으나 사업 타당성 분석에 소홀해 예상보다 저조한 수익을 냈다. 사업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씨수말 도입 기준도 논란이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 종마 사업으로 28억30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운영 비용을 비롯한 투자액은 43억4000만원으로 투자 비용의 30%가량이 손실이 났다.
해외 종마 사업은 마사회가 최고 경주마를 양성하고자 2008년부터 추진한 프로젝트다. 케이닉스(K-NICKS)를 활용해 미국에서 우수한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국내에 씨수말로 도입하는 게 골자다. 케이닉스는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경주마를 선발하고 교배하는 프로그램으로 2015년 개발됐다.
마사회는 그해 사업 계획 당시 투자 대비 약 1.4배의 수익을 예상했었다.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과학적인 선발 방식으로 기존 방법보다 2배 이상 정확도를 높여 수득상금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10두를 매입하면 최소 1두를 현지에 데뷔시켜 6년간 7억5129만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마사회의 예상은 빗나갔다. 미국에서 매입한 말의 수득상금은 저조했다. 씨수말로 데뷔한 마필이 없어 교배를 통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 애초부터 사업 타당성을 면밀히 분석하지 않아 손실을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마사회 감사실의 조사 결과 마사회는 미국 경주마의 참조 집단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지역의 날씨, 조교 환경 등의 변수도 고려하지 않아 케이닉스 모형을 정교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마사회의 불투명한 씨수말 도입 기준 또한 내부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마사회는 경주 성적이 저조한 빅스와 리터인글로리를 2017년 국내 씨수말로 들여왔다. 종축으로서의 가치를 나타내는 유전체 육종가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리터인글로리는 2018년과 지난해 경주에 출전한 후 성적이 미흡해 기증 처리됐다.
마사회는 지난 2년간 제이에스초이스, 미스터크로우를 도입하며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 경주 성적과 유전체 육종가 모두를 살폈다. 일관되지 않은 기준에 따라 국내 씨수말 전환을 이룸으로써 저비용으로 우수 씨수말을 발굴하겠다는 당초 목적에 어긋났다.
마사회 감사실은 "사전에 육종가와 경주 성적 등에 대한 적정 기준을 정하고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