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 없이 예산 펑펑…'비상경영' 마사회 자금 운용 논란

상품권 구매 등 13건, 집행계획 통보 안 해
해외출장 증액 기준 불분명

[더구루=오소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적자를 낸 한국마사회가 불투명한 예산 운용으로 내부 비판을 샀다. 최대 2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면서 담당 부서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제멋대로 해외 출장 비용을 증액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 10월 말 내부감사에서 지출계획을 통보하지 않고 자금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마사회는 올해 1~7월 지급한 내역 중 총 13건을 사전 통보 없이 지출했다. △마토용지 연간 단가 구매 △경매 지원직 설 상품권 구매 △경마 관계자 단체 상해 보험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는 마사회의 내부 지침에 어긋난다. 마사회는 '회계규정시행세칙'에서 연간 자금운용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 1000만원 이상 지출 계획이 있는 부서는 지출일 전월 말까지 담당 부서에 통보해야 한다. 예산을 계획적으로 운용해 재무 구조의 안전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마사회는 최소 5200만원에서 2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하면서도 담당 부서에 알리지 않았다. 집행 계획을 공지하지 않고 지출한 액수는 12억3011만원에 이른다.

 

마사회는 비계획적인 예산 집행으로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저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마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3월부터 경마가 중단되며 자금 유입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마권 판매 수익이 줄어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815억5300만원으로 전년 상반기(3조7666억5600만원) 대비 7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71억3600만원에서 –1237억700만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연간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수익 개선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자금 지출 절차를 지키지 않으며 재무 리스크를 키웠다.

 

해외 출장 비용을 제멋대로 증액한 점도 내부감사에서 예산 낭비의 사례로 지적됐다. 마사회는 2018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감사 기간 총 8건의 해외 출장에서 높은 물가나 숙박비 등을 이유로 여비를 증액한 사실이 드러났다.

 

동일한 국가에 같은 목적으로 출장을 가는 과정에서 2018년 출장에서는 증액을 하고 이듬해에는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국제 경주 출전마 섭외를 목적으로 한 영국·프랑스·아일랜드 출장이 대표적이다.

 

해외 출장 시 임의로 예산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은 규정 미비에 있다. 마사회는 '공무국외여행 심사기준'에서 여비 규정에 따라 적정액을 산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증액 관련 판단 기준은 명시하지 않았다.

 

마사회 감사실은 증액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판단하도록 기준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지적된 자금 지출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매뉴얼을 정비하고 통보 절차를 준수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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