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가 니켈·철·알루미늄(NFA) 양극재 개발에 나서며 '코발트 제로' 배터리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ORNL은 NFA 양극재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NFA는 가장 널리 활용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와 달리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배터리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ORNL이 자체 수행한 성능 평가에서 NFA는 충·방전을 100회 반복한 후 88%의 용량을 유지했다. NFA를 사용한 배터리는 200회의 충·방전 사이클 후 72%의 용량을 보이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일리아스 벨하루악 ORNL 연구원은 "NFA 배터리는 코발트 기반 양극재에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갖추며 기존 제조 공정에 통합될 수 있다"며 "향후 리튬이온 배터리에 코발트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ORNL의 연구 논문은 유명 국제 과학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와 저널 오브 파워소스(Journal of Power Sources)에 실렸다.
이번 연구로 코발트를 쓰지 않은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코발트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으로 희소성이 높아 가격이 비싸다. 한국광물공사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 코발트 현물가격은 t당 지난 23일 기준 3만2000달러다. 2018년 8만 달러를 넘어섰던 사실을 고려하면 많이 떨어졌다고 하나 니켈의 2배, 망간의 27배에 달한다.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향후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 내 코발트 광산의 아동노동 착취, 환경 오염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아 국제 거래에 제한을 받는 점도 코발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는 코발트가 없는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올 6월 발표한 '2019년 임팩트 보고서'에서 코발트를 제거한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에서도 LG화학이 제너럴모터스(GM)와 코발트 비중을 10% 미만으로 내린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 '얼티엄'을 개발했고 삼성SDI는 니켈 비중이 80% 이상인 배터리를 내년부터 양산한다. SK이노베이션도 내년에 니켈 비중을 90%로 늘리고 코발트 비중을 약 5%로 줄인 ‘NCM 9½½’ 배터리를 상용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