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강원랜드 감사실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문제 제기된 카지노 기기 입찰 특혜 의혹 관련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내 대리점의 변동 이력을 반영하지 않아 입찰 물량 비중 수치가 부풀려졌다고 판단했다. 소수 브랜드가 장악한 카지노 기기 시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 감사실은 지난 18일 공개한 내부감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카지노 기기 입찰 담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강원랜드는 올해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 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특정 업체에 입찰을 몰아준 사실이 드러나 질타를 맞았었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은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KGS와 태신인팩, KTY 등 3개 업체가 최근 10년간 입찰 물량의 80% 이상을 독식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KGS와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한 농심 데이터시스템(NDS)은 마감 시한이 1시간 지나 입찰제안서를 냈지만 낙찰자로 선정돼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강원랜드 직원은 2개 업체에 서류를 수정해 재입찰할 기회를 줬다.
강원랜드는 국정감사 이후 지난달 2~6일 내부감사를 진행했다. 감사실은 감사 결과 '80% 이상'이라는 수치가 담당자의 착오에서 비롯된 점을 확인했다. 국내 대리점이 바뀐 히스토리를 반영하지 않아 계산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강원랜드는 미국 IGT, 일본 아루제(Aruze), 오스트리아 노보매티치(Novomatic)의 카지노 기기를 사용해왔다. 2015~2016년부터 KGS, 태신인팩, KTY가 이들 회사의 제품을 국내에 독점 판매했지만 이전에는 다른 업체가 맡았었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모두 KGS, 태신인팩, KTY에서 구매했다고 가정해 ‘80% 이상’이라는 수치가 나왔다고 강원랜드 감사실은 설명했다. 대리점 변경을 감안하면 강원랜드가 세 회사의 입찰 비중은 54.1%(742대)로 줄어든다.
강원랜드 감사실은 절반이 넘는 비율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글로벌 머신 기기 시장에서 IGT와 아루제, 노보매티치를 비롯해 상위 7개 제조사의 점유율은 80%에 이른다. 강원랜드가 보유한 1360대의 기기 중 1067대가 7개 회사의 제품이다. 더욱이 미국 브랜드보다 일본과 유럽, 호주 브랜드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러한 경향을 볼 때 전체 입찰 물량을 절반을 특정 대리점에서 구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잘못됐다고 비판할 수 없다는 게 감사실의 결론이다.
다만 감사실은 "입찰제안서를 보완하는 범위, 시간, 방법 등에 대한 기준과 업무처리 절차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보완내역 관리 문제도 거론됐다. 계약 담당자가 해당 업체에 유선으로 보완을 요구하고 기존 서류에 덮어쓰는 방식으로 서류를 수정했다. 보완이 어떤 사유로 요청됐으며 이전 서류는 어땠는지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했다.
강원랜드 감사실은 "보완 요청이 필요할 시 전자입찰시스템을 통해 전자 통지 또는 서면 통보가 이뤄지도록 하고 기존 파일이 삭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