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에이치엠엠(HMM, 옛 현대상선)이 인수한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이 올해 68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항만시설을 개선한다. 단일 크레인을 늘려 컨테이너선 서비스를 확대하고, 현대적인 컴퓨터 시스템 등 새로운 장비를 도입해 항만 서비스를 향상시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알헤시라스 베이 항만청(APBA)은 올해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에 6150만 달러(약 678억원)를 투자한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프랑스 선사 CMA-CGM이 참여, 터미널에 1300만 유로(약 175억원)를 베팅했다. 터미널이 추진하는 B단계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에 점하기 위해서다.
CMA-CGM는 현재 HMM과 함께 알헤시라스 터미널 공동 소유주다. HMM이 터미널 지분 50%를 CMA-CGM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HMM은 현대상선 시절인 지난 2017년 한진해운이 보유한 우량자산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100%를 인수했다. HMM이 50%-1주를 직접 가지고 있으며, 특수목적회사(SPC) HT알헤시라스를 통해 50%+1주를 보유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직접 보유 중인 50%-1주를 CMA-CGM에 넘기면서 CMA-CGM이 터미널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TTIA는 총면적 35만7740㎡에 연간 16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현대식 반자동화 터미널이다. 현재 프랑스 CMA-CGM, 중국 코스코, 독일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해운사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알헤시라스 항만청으로부터 2039년 2월까지 임차돼 있다.
TTIA는 이번에 조달한 투자금은 터미널 인프라 개선은 물론 예산 30%를 환경문제와 항만 혁신에 쓰여질 전망이다. 기술 개선과 디지털화 그리고 혁신 촉진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당장 대형 컨테이너선 서비스 확대를 위해 크레인을 도입하고, 컴퓨터 등 현대적인 시스템을 도입해 서비스를 개선시킨다.
APBA가 추진중인 B단계 사업도 구체화된다. APBA는 항구 내 B구역에 130㎡의 신규 용지를 확장하는 내용의 골자로 B단계 개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30년까지 약 2억9000만 유로(약 3811억원)을 투자,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APBA는 지난 2018년 알헤시라스 터미널 외부 도크 추가 확장을 주요로 골자로 한 B단계 개발 계획을 승인했다.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변화는 작년부터 예고됐다. 알헤시라스 터미널이 개항 10주년을 맞으면서 미래 청사진을 그린 것. <본보 2020년 7월 15일 참고 HMM 스페인 터미널 개항 10년…미래 청사진은>
알론소 루케 알헤시라스 터미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주년을 기념해 "항구는 지난 10년간 수입·수출 화물의 증가로 가치를 더했다"며 "알헤시라스베이 항만청(APBA)이 추진 중인 알헤시라스 항구 확장 인프라 마스터 플랜에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