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현대자동차 투자 포트폴리오와 비슷한 괘를 보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빌 게이츠는 이스라엘의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기술업체 'H2프로(H2 Pro)'에 투자하며 현대차와 한배를 탔다. 앞서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아이온큐(IonQ)에도 현대차와 함께 투자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빌게이츠가 이끄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BEV)는 최근 H2프로에 2200만 달러(한화 약 250억원)를 투자했다.
H2프로는 이스라엘의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스타크업으로 고가의 분리막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독자촉매를 사용해 분리막 없이도 수소를 생산한다. 이 때 필요한 전력량도 기존 대비 약 20% 적게 소요돼 고효율·친환경 수소 생산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현대차도 이곳에 투자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수소전기차 관련 혁신기술 상용화와 수소차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H2프로의 수전해 기술에 투자한 바 있다. 수전해 기술 이용 시 고가의 분리막 탑재·보수 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전기량도 기존보다 적게 들어 수소생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일한 장소에서 수소 생산과 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온사이트(현지 공급)형 수소충전소 구축이 가능하다.
빌 게이츠와 현대차와 함께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빌 게이츠는 현대차가 투자한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스타트업 아이온큐(IonQ)에도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아이온큐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DMYI(dmy technology group iii)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현대차·기아와 함께 BEV가 3억5000만 달러(약 4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이온큐는 지난 2015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양자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닷컴의 AWS와 제휴를 맺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특히 양자컴퓨팅 기술은 완전 자율주행차 등에 있어 필수적인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빌 게이츠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래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비슷하다는 것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미래 모빌리티 관련 현대차와 빌 게이츠가 함께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모습은 심심찮게 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성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수소차와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사업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관심은 업계를 막론하고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