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스리랑카 정부가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입찰을 재개했다. 정부의 잦은 서류 변경으로 수년째 연기된 입찰을 다시 추진하며 SK E&S의 현지 공략에 탄력이 붙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스리랑카 전력청(CEB)은 LNG FSRU 건설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FSRU는 일일 3억8000만ft³ 용량을 처리하며 15만6000CBM급 저장용량을 갖춘다.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지어진다.
CEB는 스위스 챌린지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한다. 스위스 챌린지는 민간이 정부에 제시한 최초 제안을 토대로 입찰을 실시하고 이를 능가하는 조건을 제시한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FSRU 건설은 SK E&S가 최초로 제안했다. SK E&S는 2018년부터 단독으로 사업을 수행해왔다. 이듬해 8월 스리랑카 정부가 그해 8월 22일로 입찰 마감 기한을 늦췄고 이후 6차례 미뤄졌다. 스리랑카 정부가 입찰 서류의 수정을 반복하고 전력 마피아들이 개입한 탓이다. 3년간 연기된 끝에 다시 입찰이 시작됐다.
입찰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며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영국 골라(Golar)와 미국 엑셀러레이터 에너지(Excelerae Energy), 노르웨이 회그(Hoegh) LNG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 E&S는 FSRU 수주로 스리랑카의 천연가스 도입을 지원하고 해외 사업을 확장한다. 유정준 SK E&S 사장은 작년 7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에서 사즈 맨디스(Dr. A. Saj U. Mendis) 주한 스리랑카 대사를 만나 LNG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맨디스 대사의 LNG 투자 요청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본보 2020년 7월 27일 참고 [단독] 유정준 SK E&S 사장, 스리랑카 대사 면담…LNG 공급 추진>
SK E&S는 중국과 미국, 호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012년 호주 깔디타-바로사 가스전에 이어 2014년 미국 우드포드 가스전에 투자했다. 지난해 약 1억2900만 위안(약 220억원)을 쏟아 베이징 가스 블루 스카이의 판매 법인 지분을 사고 중국 사업을 강화했다. 2019년에는 민간 기업 최초로 LNG 수송선을 건조하고 천연가스 개발부터 운송·공급까지 밸류체인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