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일본이 의학용 대마 사용 승인을 추진한다. 전 세계적인 규제 완화 흐름에 따라 일본에서 대마 수요가 늘며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이 기대된다.
15일 나고야무역관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1월 20일 '대마의 의학적 활용을 위한 검토회'를 개최하고 대마 활용을 논의했다. 세계보건기구(WTO)나 유엔 마약위원회에서 대마 관련 조항을 완화한 사례가 거론됐다.
일본의 규제 완화 흐름은 대마를 재평가하고 있는 국제 사회의 추세와도 연관이 있다. WTO는 2017년 대마의 주성분인 CBD가 간질 치료에 효과적이라며 다른 질환의 치료 효능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WTO의 연구 성과와 권고에 따라 마약위원회는 작년 12월 대마를 고위험 마약류에서 의존성이 강한 약물로 등급을 낮췄다.
미국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 3월 18일 기준 14개 주에서 기호용 대마 사용을 합법화했다.
대마가 널리 활용되며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영국 컨설팅 회사 프로히비션 파트너즈는 2024년 세계 대마 산업이 1030억 달러(약 1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 시장은 125억 달러(약 14조원)로 북미와 유럽 다음으로 크다.
일본에서도 대마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나고야시 소재 메이지 식품은 '메이지 건강 대마유'라는 CBD 오일을 포함해 CBD 연고, CBD 증기 흡입용 파이프를 판매 중이다. 전 요코즈나를 광고 모델로 써 '대마는 일본의 마음'이라는 문고의 TV 광고도 실시했다.
업계는 일본 시장이 커지며 국내 업체들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일본은 대마초 취급규제관리법(대마취체법)에 따라 각 도도부현의 면허를 획득한 재배자와 연구자만 대마를 취급할 수 있도록 해 대마 공급이 제한적이다. 나고야에서 CBD 제품을 취급하는 익명의 관계자 또한 코트라를 통해 "CBD 상품을 제조하는 원료는 대부분 호주와 캐나다 등지에서 구매한다"며 "장거리에서 수송해 공급가가 매우 불안정하다"고 지적했었다.
한국은 일본과 거리가 가깝다. 2020년 7월 안동시를 헴프 특구로 지정해 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원료 의약품 제조·수출 실증과 산업화 헴프 관리 등을 진행해 일본 진출에 따른 수익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
코트라는 "한국은 철저한 국가의 관리와 감독 아래에 양질의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며 "대마취체법 규제로 원료 생산이 전혀 없는 일본 상황에 특화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