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비상사태 이후 100일, 경제 향방은?

세계은행, 올해 경제성장률 '-10%' 전망
"과거 성장세까지 3~6개월 이상 소요"

 

[더구루=윤진웅 기자] 비상사태 이후 100일여가 지난 미얀마 경제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맞물리며 발생한 비상사태로 인해 과거 성장세를 회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5일 코트라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얀마의 경제 성장세 회복에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지난해 세계은행(World Bank)은 올해 미얀마 경제성장률을 6%로 예상했으나 비상사태 발생 이후 -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실제 미얀마의 기간 산업인 봉제업 회복 역시 현재 유럽, 일본, 한국 등 주요 발주처에서의 주문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금융, 물류가 정상화될 때까지는 주문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금 인출과 달러 확보, 대외송금 등이 어려워 진출기업의 자금운용에 애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비상사태 이후 환율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하며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미얀마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 미얀마 짜트(Kyat)-달러화 환율은 지난 1월 29일 1330MMK/USD였으나 5월 10일 기준 1550MMK/USD까지 16.5% 상승했다. 유가 또한 휘발유가 40% 치솟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금융·물류·제조업·교육 등 각 분야 상황은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먼저 금융 분야는 현재까지도 은행 창구 이용이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현금 인출을 위해서 줄을 서야 하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갈수록 현금부족현상이 심화되면서 미얀마 KBZ은행은 ATM에서 하루 최대 인출 가능 금액을 20만 짜트로 제한하고 일주일에 2번만 인출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물류업계 사정도 마찬가지다. 물류시스템은 상당 부분 정상화됐으나 미얀마 대다수 경제주체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상운송의 물류비용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하며 물동량이 지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진출 한국 물류기업 B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미얀마로 봉제제품의 원료가 되는 자재를 많이 수출하는데 긴급사태로 인하여 최근 가을/겨울(F/W) 오더가 거의 없다"며 "많은 해외 바이어가 미얀마에 있는 봉제공장과 거래를 중단하고 베트남이나 다른 나라로 오더를 변경하면서 수출입 물류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봉제업계는 기존 50만 명의 노동자가 30만 명으로 줄었다. 계엄령 등 특수한 상황 이후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타격을 입고 있다. 교육계는 대학교수의 80%가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고 있고 학생들도 교육을 거부하고 있어 사실상 휴교 상태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정권을 장악하고 1년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비상사태 1주일 후 일반 시민, 의료진, 공무원들이 들고일어나 시민불복종운동(CDM: Civil Disobedience Movement)을 벌였고 전국적으로 시위가 번졌다. 모든 은행이 영업을 중단하고 대다수 상점과 기업이 문을 닫는 등 경제활동이 급격히 감소했지만 군부가 무력진압을 강행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감소해 은행과 물류가 점차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이 비상사태 발생 이후 100일이 되는 날였다.

 

한편 미얀마 투자회사관리국(DICA, Directorate of Investment and Company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올 1분기 신규 등록된 기업은 1월 1373건, 2월 188건, 3월 163건으로 전년 대비 8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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