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그룹의 전자계열 3사 베트남법인장들이 하이퐁시 당서기와 만나 입국 후 격리 기간 단축, 교통 혼잡 문제 해결 등을 요청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3사 베트남법인 경영진들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쩐 러우 꽝 베트남 하이퐁시 당서기를 접견했다. 이 자리에는 하이퐁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하이퐁경제구역관리공단(HEZA) 책임자 등도 참석했다.
정해진 LG전자 베트남법인장(상무)는 3사를 대표해 하이퐁시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베트남 입국시 외국인의 격리 기간 증가 △컨테이너 부족에 따른 운송 어려움 △공장 입구 교통 혼잡 등의 해결을 건의했다.
최근 베트남 정부는 격리 기간을 4주로 연장해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사업 차질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대사관과 대한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당국에 지침 완화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꽝 당서기는 우호적인 경영 환경 제공을 약속하면서 LG 측의 애로사항에 대해 인민위원회, 관련 부서 및 기관 등에 해결하도록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시는 3사의 공장이 위치한 하이퐁산업단지 입구 도로를 확장하고 고가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교통부에 제안서를 보낼 예정이다. 컨테이너 부족과 관련해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도 물량 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기업 투자를 대폭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LG그룹에 추가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응우옌 반 퉁 하이퐁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LG디스플레이의 공장 증설을 위한 추가 투자와 관련해 "시는 LG디스플레이가 하이퐁산업단지 내 규모를 확장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조성했다"며 "(회사가) 편리한 사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약속대로 투자 수준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월 하이퐁시 산하 인민위원회와 약 7억5000만 달러(약 8385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급증하는 OLED 패널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생산거점을 아시아권으로 재편하기 위한 행보다. 증설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오는 5월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라인 증설에 따라 5000여 명의 신규 인력도 채용한다. <본보 2021년 2월 8일 참고 [단독] LG디스플레이, 베트남에 8300억 추가 투자…OLED 속도전>
이번 회동은 꽝 당서기 당선 축하 기념을 위해 마련됐다. 새로 뽑힌 당서기가 LG그룹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현지 사업 확장 등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 2014년 하이퐁시에 'LG하이퐁 캠퍼스'를 설립하고 TV, 생활가전, 스마트폰 등 대표 제품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관계사들도 진출해 각각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과 디스플레이를 생산한다. 하이퐁 캠퍼스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1만6000명 이상이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라 현지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생활가전용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인력을 재배치하고 추가 투자도 발표할 계획이다. <본보 2021년 4월 15일 참고 '베트남공장 인력유지·냉장고라인 증설' LG, 스마트폰 철수작업 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