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제약사 애브비의 리차드 곤잘레스 최고경영자(CEO)가 현지 하원 감독·조사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한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와 혈액종양 치료제 임브루비카의 지나친 가격 인상에 대한 질타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하원 감독·조사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케롤린 말로니 위원장이 18일 오전 10시 청문회를 연다"며 일정을 공지했다. 곤잘레스 애브비 CEO가 참석해 휴미라와 임브루비카의 약가 인상률과 사업 관행에 대해 증언한다. 청문회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휴미라는 지난해 204억 달러(약 23조원)의 매출을 올린 애브비의 간판 의약품이다. 2012년 글로벌 매출 1위에 오른 후 9년 연속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애브비는 2003년 휴미라를 출시한 후 가격을 27배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사기당 가격이 2984달러(약 337만원), 연간 7만7586달러(약 8770만원)로 첫 판매가 대비 470% 뛰었다.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 바이오텍과 공동 개발한 임브루비카도 마찬가지다. 임브루비카는 2013년 출시 후 9번 인상됐다. 하루 세 알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출시 시점(9만9776달러·약 1억원)보다 2배 뛴 18만1529달러(약 2억원)를 임브루비카 구입에 지불해야 한다.
하원에서 애브비를 불러 조사에 나서면서 미국에서 약가 규제 움직임에 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이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의료 서비스'를 내세웠다. 그 일환으로 약가 상승 제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메디케어와 제약사가 직접 협상할 수 있도록 해 물가상승률과 유사한 수준의 인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약값이 높은 편이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RAND) 연구소가 지난 2월 발표한 세계 처방의약품 가격 비교에 따르면 미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에 비해 2.56배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