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산 모노에틸렌글리콜(MEG)에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 미국 자회사에도 8.5%의 반덤핑 관세율이 책정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4일(현지시간) 미국·사우디아라비아산 MEG에 대한 잠정 반덤핑 관세 부과안을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의 미국 자회사 LC USA에 8.5%를 비롯해 ME글로벌 아메리카에 38.3%, 기타 회사에 52%의 관세를 매겼다. 사우디 카얀 페트로케미칼, 얀부 내셔널 페트로케미칼 등 사우디 회사에는 11.1%의 관세율이 부과됐다.
EC는 MEG가 덤핑 수입돼 국내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현지 업체들의 불만에 따라 작년 10월부터 조사를 추진했다. 약 7개월 만에 잠정 반덤핑 관세율을 결정하며 LC USA의 유럽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MEG는 에틸렌을 산화해 생산한 산화에틸렌을 물과 반응시켜 제조하는 무색무취의 액체다. 자동차에 활용되는 부동액과 폴리에스터 제품의 주요 원료로 쓰인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부터 총 3조6000억원을 쏟아 2019년 준공했다. 축구장 150여개인 100만㎡(약 30만평) 부지에 연산 70만t 규모의 MEG와 100만t의 에틸렌 생산량을 갖춘 에탄크래커(ECC)를 구축했다.
LC USA는 지난해 허리케인 여파로 2분기부터 적자를 내며 주춤했다. 하지만 올해 제품 가격이 상승해 실적 개선을 이뤘다. 특히 작년 3·4분기 480달러대에 그쳤던 MEG 가격은 올 1월 588달러로 뛰었고 3월 700달러를 넘어섰다. MEG 가격이 급등하면서 LC USA는 오는 1분기 매출액 1522억원, 영업이익 486억원을 기록했다. 상업 생산을 시작한 이래 최대 수익성을 달성했다.
한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영국을 포함해 유럽에 36만4130t의 MEG를 수출했다. 그해 수출량 222만t의 16.4%를 유럽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