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일진그룹이 투자한 캐나다 제약회사 오리니아가 경구용 루푸스신염 치료제 '루프키니스(성분명 보클로스포린)'의 장기 임상 중간 분석 결과를 소개한다.
오리니아는 내달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의 2021년 연례학술대회에서 루프키니스의 임상 3상 지속 연구(AURORA 2) 효능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3상 지속 연구의 중간 분석 결과 104주 간 이어진 치료에서 평균 추정 사구체 여과율(eGRF)의 변화없이 유의미한 단백뇨 감소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3상 지속 연구는 이전 3상(AURORA 1)에 1년 이상 참여하며 치료를 받은 환자 2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100명에 기존 약물 치료제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셀셉트(MMF)를 단독으로, 116명에 루프키니스를 병행 투약해 대조 시험을 실시한다.
연구팀은 이중 104주 연속 치료를 받고 있는 피시험자 12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고 치료 기간 1년~2년 사이에 단백뇨가 소변 단백질 크레아틴 비율(UPCR) 개선과 함께 더 크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반적인 신장 기능은 두 그룹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1년 이상 루프키니스를 투약한 환자에게서 이상 반응도 보고되지 않았다.
오리니아는 지난달 미국 국립신장재단(NKF) 연례학술대회에서 임상 2상(AURA-LV)와 3상(AURORA 1)의 추가 효능 데이터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루프키니스를 병행 투약한 피시험자의 UPCR을 측정했을 때 신장 반응률이 증가하고 단백뇨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본보 2021년 4월 9일 참고 '일진 투자' 오리니아, 美서 루푸스신염 치료제 효과 발표>
아미트 사세나 뉴욕대학교(NYU) 랑곤의료센터 의학과 조교수는 "앞서 진행한 3상 임상에서 달성한 향상된 신장 반응률에 이어 이번 추가 데이터는 루프키니스가 시간이 지나도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루프키니스의 데이터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 온 환자들에게 이 치료법이 임상적 가치와 안정성이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루푸스는 면역질환에 대응하고자 생겨난 자가항체가 신장, 폐 등 장기와 순환계, 신경계 조직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발생하는 염증 질환이다. 루푸스가 신장에 침투하면 루푸스신염이 된다. 루푸스신염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10년 이내 환자의 87%가 말기신부전 또는 사망에 이르는 난치병이다.
오리니아는 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루프키니스의 승인을 받았다. 2분기 유럽의약품청(EMA)에 신약 허가를 신청하고 일본에서도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루프키니스는 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루푸스신염 치료제다.
한편 일진그룹은 계열사 일진에스앤티를 통해 오리니아 지분 15.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여섯 차례에 걸쳐 51만7305주를 팔았고 올해 61만2968주를 추가 처분해 수익을 냈다.